>> 우리나라 폭염 피해 현황

폭염(暴炎, heatwave)은 비정상적인 고온 현상이 수 일에서 수십 일간 지속되며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가져오는 자연 재해다. 폭염의 기준은 국가별로 다른데, 우리나라 기상청의 폭염 특보 기준은 일최고 기온이 섭씨 33 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 폭염 주위보를, 35 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 폭염 경보를 각각 발령한다. 기준이 되는 기온 및 지속기간이 국가별로 조금씩 다른 것은 폭염이 단순한 날씨 현상을 넘어서 인체, 생태계, 사회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고유한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폭염은 직접적인 인명피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기상재해 중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재해는 1994년 여름철 폭염으로 3,384명의 초과 사망자를 기록한 바 있다 (Kysely and Kim, 2009). 2011년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집계한 온열질환 발생 건수 분석 결과 (그림 1), 사망자 수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온열환자 수는 최근 들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폭염에 의한 인명피해는 전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피해 통계를 살펴보면, 물론 단기간에 예고 없이 발생한 지진이나 지진해일로 수 십만 명이 사망한 사례들(2004년 남아시아 쓰나미 사망자 35만명,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사망자 31만 6000천명)이 있지만, 2010년 러시아 폭염 (사망자 5만 6000명), 2003년 유럽 폭염 (사망자 3만 5000명)과 같이 강력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피해 규모는 다른 자연재해 못지않은 최악의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폭염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한파에 이어 두 번째이며, 특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최근 들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기술문명과 정보화 시대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폭염은 여전히 통제하기 어려운 치명적 자연재해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명피해 이외에도 폭염이 미치는 사회경제적 영향은 매우 크다. 그림 2는 2016년 발새한 기록적 폭염에 따른 다양한 부문에서의 피해 및 사회경제적 영향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폭염 사망자수는 60대 이상의 노령자와 실외 및 야외 근무자, 무직업자 등 사회적, 경제적 약자에게 더 크게 나타나고 있어 (김도우 등, 2014),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 한반도 폭염 발생의 경향 및 원인

지난 42 년간(1973-2014) 우리나라에 발생했던 폭염의 발생빈도를 일자별로 보면 주로 여름철인 6-8월에 집중되고 있다 (그림 3). 특히 장마가 종료되는 7월 중순 이후에 폭염 발생 빈도가 전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폭염 발생은 연도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아시아 몬순 기후에 영향을 받는 한반도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장마의 시작과 종료 시기의 연별 변화가 커지고 있어 폭염 발생에 대한 예측과 대비를 어렵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봄철과 가을철로 구분되는 5월과 9월에도 폭염 발생이 잦아지고 있는데, 2011년 9월의 늦더위는 대규모 정전 사태를 가져왔으며, 2016년 5월에는 평균기온이 1973년 이래 최고값을 보이며 폭염주의보가 발효되었다.

 

 

한반도 폭염을 유발하는 전형적인 날씨 패턴은 정체된 강한 고기압 세력 하에 주간에 일사량이 크게 늘면서 기온이 크게 상승하고,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특징을 들 수 있다 (Lee and Lee, 2016). 최근 들어 한반도 폭염은 동아시아 대륙 규모의 넓고 강한 형태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나, 생성, 유지, 소멸 과정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이해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한반도 폭염 발생의 빈도와 강도는 지형적 특성을 반영한다. 지난 30년간 (1981-2010) 발생한 폭염 일수의 공간 분포를 보면 주로 한반도 중부와 남부 내륙에서 크게 나타난다 (그림 4). 폭염 일수가 큰 지역은 전북과 경남북 내륙 등으로 연간 16-23일 정도로 발생하며, 특히 대구에서 연간 23.2일로 최대치를 보인다. 이것은 일사량이 크고, 해풍이 도달하지 못하는 내륙 지역에서의 큰 일교차 특성을 반영한다. 한편, 폭염 발생의 공간적 분포를 보면 도시화의 영향을 단정하기 어려우나, 최대 인구밀집 지역인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폭염일수가 연간 6.6일, 남부의 대구, 전주, 울산, 광주 등 대도시에서도 연간 12일 이상을 나타내고 있어, 폭염이 주는 사회경제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반도 폭염은 연별 변동이 커서, 지난 30 년간의 자료 만으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장기간의 변화 경향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반도는 물론 전지구적으로 폭염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과학적 원인 규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몇가지 논거들을 다음에 제시한다.

 

1) 지구 온난화

2016년 한반도는 평년(1981-2010) 대비 7~8월 평균기온이 +1.3℃로 매우 높았으며, 이에 따라 1994년 다음으로 폭염 발생일수가 높게 나타났다 (표 1). 특히, 2016년 한반도 폭염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전 지구적인 기온상승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은 1880년 이래 지구관측 사상 전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로 기록되고 있다 (표 2). 특히 2014년, 2015년, 2016년 기간은 3 년 연속으로 지구 평균 기온의 최대값이 갱신되는 특징을 보였다. 지구평균 기온의 가파른 상승은 지구 표면의 많은 부분을 덮고 있는 해양에서의 기온 상승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2016년은 연초에 발생한 강한 엘리뇨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해양에서의 증가한 열용량은 지구의 평균 기온을 연중 꾸준히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유지 시켰으며, 동아시아와 대륙의 연변에 있는 한반도에도 유의한 수준의 기온 증가를 가져왔다.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폭염 및 열대야의 발생 빈도는 2000년대에 들어오며 지구온난화와 함께 뚜렷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표 1). 폭염 발생 빈도는 2016년이 역대 2위, 2013년이 역대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열대야의 발생 일수 또한 1994년을 제외하면, 2-5위까지는 2010년 이래로 나타나고 있다. 표 2에 보인 지구 평균 기온 또한 2000년대 이후로 급속히 상승하고 있으며, 1998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가 2000년대 이후로 나타나고 있어, 2003년 유럽 폭염, 2010년 러시아 폭염 등 지구 도처에서의 강력한 폭염 발생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oumou et al. 2013).

 

 

 

 

 

 

 

 

 

한반도는 미래 온난화 전망에 따라 폭염일수가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2012). RCP8.5 시나리오의 경우, 폭염일수는 현재 연간 7.3일 수준에서 10년당 +2.54 일 증가하는 추세로, 21세기 전반기에는 연간 10.2일, 중반기에 15.2일, 후반기에 30.2일로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 블로킹 발생 증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는 폭염, 집중호우, 한파 등 위험 기상 현상들의 공통적인 특징운 비슷한 날씨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강도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최신 연구들은 이것이 기후변화에 따른 날씨 정체 현상, 즉 대기 블로킹 현상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IPCC 2013). 블로킹 현상은 대개 장기간 정체되어 있는 고기압 패턴을 수반하며, 서풍이 지배적인 중위도와 고위도에서 기압계(날씨) 시스템의 흐름이 정상적으로 동진하는 것을 방해하고 한 지역에 장기간 머무르는 특징을 갖는다. 블로킹 현상의 빈번한 출현은 인위적 온실가스 증가에 의한 고위도 온도 증가로 설명될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북극의 해빙 감소, 고위도 동토층의 온도 증가 등으로 고위도와 저위도의 온도 차이를 줄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위도 지역에 위치한 제트 기류의 강도를 약화시킨다. 약화된 제트 기류는 동서 방향으로 사행하며 대규모 요란과 함께 블로킹 현상을 만들어 낸다. 최근의 영국의 홍수나 미국 남서부의 가뭄, 러시아의 폭염 등이 인위적 인간 활동의 영향 때문에 증가한 블로킹 현상 때문이라는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다 (IPCC 2013). 그러나 블로킹의 정의가 다양하고, 연별 변동이 커서 블로킹 발생 메카니즘과 동아시아 및 한반도 폭염과의 관련성은 좀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3) 국지적 영향

여름철 폭염과 열대야 등의 고온 현상은 도시 지역에서 점차 심화되고 있다. 도시화에 의한 인공 피복의 증가, 녹지 감소, 고층 빌딩과 같은 3차원 구조물 증가는 도시 내부에 열을 축적하고 풍속을 저하시켜 열환경의 악화를 가져온다. 여름철 정체된 고기압계 발생에 따라 도시에서는 주변 지역에 비해 주간과 야간에 더욱 강한 기온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여름철 냉방기 및 차량 등에서 나오는 인공열 배열은 빌딩 외부의 기온을 치솟게 하는 이른바 도시 폭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 폭염의 발생 경향은 현재 관측자료의 공간 해상도 등으로 인하여 충분히 입증되고 있지 않으나, 위성 자료와 도시 내부의 3차원적인 열환경을 관측할 수 있는 상세 도심 관측망이 구축되면서 그 경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최신 연구에 의하면 중국 남부에서 대규모 폭염이 도시화에 의해 더욱 심화된다는 연구도 있다 (Luo and Lau, 2017).

 

>> 폭염에 따른 범부처 재난관리의 필요성

세계경제포럼이 2017년 발표한 가장 위협적인 위험으로는 위험기상 (Extreme weather events), 자연재해 (Natural disaster), 기후변화 저감 및 적응 실패 (Failure of climate change mitigation and adaptation) 등이다. 이것은 폭염 등의 위험 기상 현상과 자연재해가 인체, 생태계, 사회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크고 광범위한 영향을 시사한다. 2017년 범부처 공동으로 출간된 이상기후 보고서 (기상청, 2017) 발간과 같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저감을 위한 범부처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폭염 발생의 지역별 특징과 피해 유형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폭염발생 일수와 온열질환자 수 사이의 관련성은 지자체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Chae, 2017). 전통적인 폭염 다발 지역인 경상북도와 대구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온열질환자 발병 경향을 보인 반면에, 특정 지역에서는 낮은 폭염 발생 일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온열질환자 수가 나타나는 곳이 있으며, 이들 지자체들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차별화된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기상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2012

기상청, 2016년 이상기후 보고서, 2017.

김도우, 정재학, 이종설, 이지선, 우리나라 폭염 인명피해 발생특징, 대기, 24, 225-234, 2014.

Chae, Y., Deep learning based climate change vulnerability prediction system: A pilot study on heatwav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eat Wave Adaptation (Heat Isand Mitigation), Busan, 2017

Coumou, D., Robinson, A., and Rahmstorf, S., Global increase in record-breaking monthly-mean temperatures, Climatic Change, 118: 771-782, 2013.

IPCC, AR5 WG I: Climate Change 2013: The Physical Science Basi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3.

Kysely J., and Kim J., Mortality during heat waves in South Korea, 1991–2005: how exceptional was the 1994 heat wave? Clim. Res. 38: 105–116, 2009.

Lee, W.-S., and Lee, M.-I., Interannual variability of heat waves in South Korea and their connection with large-scale atmospheric circulation patterns, Int. J. Climatol., 36: 4815?4830. doi:10.1002/joc.4671, 2016.

Luo, M., and Lau, N.-C., Heat waves in southern China: Synoptic behavior, long-term change, and urbanization effects, J. Climate, 30, 703-719.

NOAA, Global Climate Report — Annual 2016, avaliable at https://www.ncdc.noaa.gov/sotc/global/201613, 2017.

출처 - 재난안전지 2017년 여름호,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 발생과 재난관리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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